윈도XP 문제? 한국의 갈라파고스 증후군이 문제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한국의 윈도XP 지원 중단을 결정한 후 반응을 보면서 의견을 보태봅니다.

윈도XP 지원 중단으로 발생하는 불편은 컴퓨터의 사용자환경(OS)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사회적환경(Social enviroment) 문제입니다.

다년간 공인인증서제도와 엑티브X 사용을 강요함으로써 다른 OS가 작동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놨습니다. 일본인들이 일본에서만 잘팔리고 외국서는 죽쑤는 자국산 휴대전화를 두고 얘기한 '갈라파고스신드롬(Galapagos syndrome)'이 한국 인터넷 업계에서도 일어난 주원인입니다. 한국도 갈라파고스군도 마냥 따로 떨어진 '국내넷' 환경을 만들어놨죠.  이런 인터넷 환경 자체를 '표준화' 해야 합니다. 

표준화의 의미 중 하나는 어느 OS건 어느 브라우저건 이용할 수 있는 범용성 확보를 의미합니다. 정부는 여기에 대해 어떻게 하라 지시할 필요없이, 공인 인증서 폐지만 발표하면 됩니다. “고객이 정말 고객인가 가짜인가”를 판단하는 문제는 업체가 보안 솔루션에 투자해 해결하면 됩니다. 많은 투자가 필요한가 하면… 이미 대부분 국가에서 인터넷 전자상거래며 결제가 정부의 개입이나 어떤 방향지시 없이 이뤄집니다.   

이런 표준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리눅스(Linux)나 오에스텐(OS X) 같은 다른 사용자 환경을 쓸 수가 없습니다.  개발해도 대안이 안됩니다. 문제는 사회적 환경을 국제 표준에 맞게 개량하는 작업 자체가 한국 인터넷 환경의 갈라파고스화를 결정한 사람들에게 막혀있다는 점입니다. 

Marine Iguana, Espanola Island, Galapagos by blinkingidiot

예를 들어 한국 정부가 내세운 공인인증서 폐지는 전자상거래에만 적용되지 금융 거래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한국 공인인증서가 맥이나 리눅스에서 작동하지 않지요.  이래서는 다른 OS 쓰라고 권했다간 욕먹기 딱 좋습니다. 

최근 한국의 대량 개인정보 유출사태로 공인인증서가 개인정보 보호에 무력하다는 점이 증명됐는데도 보안상 무의미한 공인 인증서를 고집하는 이유가 뭘까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한국 국민의 세금으로 누군가를 위한- 아마도 소수일 듯 싶은- 그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함 아닐까 싶습니다.  그 사람들이 누군지 저는 잘 모르겠고,... 이건 음모론도 아니고 그냥 정상적인 의문일 뿐입니다.

성능도 별로고 다른 나라에서는 쓰지도 않는 온라인 자물쇠를 왜 한국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퍼부어 유지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적당한 답은 '누군가의 이익' 아니겠습니까?  전혀 이익이나 이점도 없는데도 공인인증서를 유지한다면... 대한민국 정부가 그런 우를 보일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요점은 사회적 환경이 표준화되야 MS윈도 외에 다른 대안이  생길 수 있다는 얘깁니다. 

한국은 고속인터넷망이라는 고속도로는 잘 깔아놨지만, 도로 선이나 나들목이며 안내판은 엉망진창입니다. 

제 출장 경험으로는 한국의 공무원이나 IT 실무자들은 선진 기술 보유국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참 강합니다. 한국은 분명 '한강의 기적'수준을 넘어서 '첨단 기술력의 기적'을 꿈꾸고 있는 나라지만, 인터넷 관련 서비스는 국제표준과 한참 거리가 있어 별로 인정 받지 못합니다. 

웹디자인, 웹서비스, 전자상거래 등... 그렇게 열심히 시간과 자금을 투자하고, 일하는데도 표준이 아니라 인정을 못받는다는 점을 한국에 계신 분들은 좀 억울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